K선생님.



초중고12년을 다니면서 한 번도 존경해본 적이 없는 대상이 선생이다.
난 사석에서는 그들에게 '님'자를 붙인적조차 없다. '새끼'는 많이 붙였다.
그 중에 중간은 하는 소수가 있었지만, 그들은 뭉뚱그려 그런 대접을 받기에 충분한 쓰레기들이었다.
선생들과의 사이가 좋았을리 만무하다.
돈을 밝히던 초등학교때 담임은 1등을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는 나에게 우등상을 주지 않았고,
나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중학교때 담임은 한번도 지각결석결과조퇴가 없었던 나에게 개근상을 주지 않았다.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모두 사실이다. 그들은 치졸했고 나는 관대했다.
내가 지금도 오륜중에 하나인 장유유서를 무시하는 건 전적으로 이들 때문이다.



내가 대학원 진학을 포기한 결정적인 계기는 경제 사정이 아니고, 선배들에 대한 실망이었다.
함께 술마시는 가까운 선배들 말고, 먼저 공부하고 날 가르친 강사들 말이다.
나보다 적어도 10살 이상 나이가 많은 그 사람들은 머리가 나쁘거나 공부를 게을리했다.
물론 그 중에도 남들따라 중간은 하는 소수가 있기에 성급하게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개풀뜯어먹는 소리나 지껄이며, 학부생인 나보다 공부 덜 한게 확실해 보이는 그런 무지랭이들이 대다수였다.
머리속에 든 거 없는 그런 인간들은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어서, 심지어 남에게 피해도 끼친다.
혹자는 오만이라 하겠지만, 나도 나름대로 객관적인 판단의 기준 정도는 있다.



우리 학교에 시간 강사로 오셨던 K선생님 강의는 한 과목 들은 게 전부다.
비록 한 과목이었지만, K선생님강의를 들으면서 다른 무지랭이들 강의 백 개보다 많은 걸 배웠다.
아마도 선생님은 내 이름과 얼굴도 기억 못할 게 분명하겠지만, 
나에게 K선생님은 유일하게 존경하는 선생님이다.
내가 본 K선생님은 학문을 대할 때는 진지하고, 사회에 대해선 뜨거우며, 평소에는 위트가 넘치는 분이다.
마르고 왜소한 체구를 지니셨지만 늘 열정이 넘치시고, 왕성한 활동을 하신다.
한동안 홈페이지에 글을 안쓰셔서 걱정했는데, 알고보니 깜찍하게 블로그를 운영중이셨다.
블로그에 우연히 찾아갔다가, 힘들게 석사논문을 마친 제자에게 보내는 따뜻한 글을 읽고 그 제자가 부러워서 끄적거려봤다.



by 후멍 | 2008/06/27 09:22 | 이것저것 | 트랙백 | 덧글(1)

트랙백 주소 : http://jcjcj.egloos.com/tb/445000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삼봉식 at 2008/07/21 16:17
그런 훌륭하신분의 블로그는 링크 하는게 도리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